백남준의 등장은 획기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관객의 넥타이를 자르고 피아노를 부시는가 하면 티브이로 첼로를 만들고 움직이는 이미지로 작품을 만들었다. 당시 30년을 앞서 내다본 백남준은 미래 사회는 인간과 기술의 융합으로 ‘Electrical Super Highway (전자초고속도로)’, 즉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 구축될 거라 했다. 이 전시를 기획하며 돌아본 지난 30년은 작가의 예언대로 광대역 통신을 이용한 발전으로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였다. 그는 훌륭한 예술가이자 때로는 괴짜 과학자, 그리고 미래를 내다본 천재였다.
백남준은 음악가, 미술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비디오 아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수많은 모니터를 사용하여 거대한 설치미술로 탄생시키고 음악과 영상, 퍼포먼스를 결합한 획기적인 작품도 선보였다. 티브이와 다양한 오브제 를 결합하여 작품을 탄생시키기도 했는데
백남준은 영상과 평면 작업에 주변의 인물들 또는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적 아이콘을 배치하기도 한다. 작곡가 John Cage (존케이지), 댄서이자 안무가인 Merce Cunn-ingham (머스 커닝햄), Flux운동의 창시자인 George Maciunas (조지 마키우나스), 미국의 대표적인 시인 Allen Ginsberg (앨런 긴스버그), 영화
또한 작가의 순수함과 유머 감각이 돋보이는 크레용 드로잉 시리즈도 전시된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완성된 드로잉 작품에는 다양한 인물부터 영어, 한글, 한자로 문구가 쓰여있다. 동서양 문화가 녹아있는 작품 속 그림들과 글자는 관객이 한 글자 한 글자 읽으며 작품을 해석하는 재미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