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n Art Works 는 여름날의 열기처럼 뜨거운 작가들의 열정을 담은 그룹전
100 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는 열정의 작가 김병기의 2021 년 신작은 이전 작품보다 더욱 밝고 에너지가 넘친다. 화폭 속 정열적인 레드와 이를 수호신같이 지키는 청색과 녹색의 공간이 어우러져 강렬한 인상을 준다. 기분에 충실한 김병기는 선과 면으로 캔버스를 채우고 그 위에 거칠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붓놀림을 통해 공간 속 선과 면, 확장시켜 인간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김웅은 한국적인 전통 색채를 바탕으로 서양적 요소를 가미하여 마치 오래된 화석 같은 회화를 만들어낸다. 오래된 기억 한켠에서 꺼낸 유물과도 같은 작품은 바라만 보아도 손끝으로 작품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기하학적이면서도 자연의 모습을 닮은 고의 작품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며 감동을 준다.
박혜숙의 역동적인 붓놀림은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다. 마치 춤을 추는 듯한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이와 대비되는 짧고 강렬한 터치는 작가의 열정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는다. 작품 속 붓놀림을 따라가다 보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한 작가가 전달하는 작은 위로가 전해진다.
오정희의 신작은 뜨거운 사막을 연상케 한다. 격렬한 주황색의 붓터치는 열대 사막의 모래 같고 그 속의 인물은 신기루 같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붓놀림이 태풍처럼 캔버스를 휘몰아치고 나면 서서히 나타나는 얼굴의 형상은 혼란 속 우리의 모습과 슬프게도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