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아트웍스는 한국 작가 4인전
있음을 가리키는 가장 추상적이고 넓은 의미의 '존재 Existence'라는 단어는 무겁지만 동시에 아주 친숙한 단어이다. 이 세상에는 인간이 존재하고 그 주변에 사물들이 존재하며, 다양한 동물, 식물들이 인간과 함께 존재한다. 이번 전시는 존재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시작된다.
2019년부터 동물 시리즈를 선보이는 고상우 작가는 더욱 풍성해진 회화적 색감과 질감을 사진에 담아낸다. 작품 속 정면으로 관객을 바라보는 초현실적인 동물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낸다. 강렬함 뒤에 숨겨진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사랑스러움과 연약함은 인간이 보듬어주고 인식하여 함께 공존해야 하는 대상임을 깨닫게 한다.
김원숙 작가는 마치 엄마가 아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사소하지만 행복한 일상과 인간 내면의 작은 이야기들을 화폭에 담아 인간에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감정을 조화롭게 펼쳐낸다. 굽이 굽은 산을 이불 삼아 덮고 산에서 흐르는 물을 마시는 여성의 모습은 유려한 곡선과 따뜻한 색채로 지친 우리에게 편안한 위로와 안식을 선물한다.
신호윤 작가는 켜켜이 겹쳐진 종이로 형체를 만들어낸다. 보는 각도에 따라 텅 비었다가 다시 채워졌다 또 없어지는 형체는 존재와 부재의 선을 넘나든다. 보이기에 존재하는 것인지, 존재하기에 보이는 것인지에 대한 대답은 오롯이 관객의 몫이다.
황란 작가는 찰나의 아름다움을 설치미술로 표현한다. 일상의 재료를 차용하여 작가 주변에 존재하는 감정을 시각화한다. 화려한 금빛의 실은 높은 하늘로 날아가는 독수리로 탄생한다. 자유를 갈망하는 독수리의 힘찬 날갯짓은 꿈을 향해 비상하는 인간의 모습과도 닮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