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태진 작가는 유년 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태권V 모습을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에 투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권V를 강철로봇이 아닌 헐렁한 츄리닝 차림의 '인간 태권V’, 인간적인 영웅이자 친구의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다.
지구를 지키며, 우주의 악당들을 쳐부수고 승리의 V를 한번 날려주는 것이 전부였던 영웅 태권V가 작가와 동거하기 시작하면서 부조리한 현대인의 삶에 녹아들어
‘낙장불입’,‘자력갱생’,‘오매불망’의 새로운 영웅으로 나타났다.
작가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과 사회를 거론함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당연한 일이다.
성태진작가도 태권V를 내세워 심각한 예술에 재미니즘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에 이제는 한물간 과거의 영웅 태권V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문화적 코드'를 매우 적절하게 잘 활용하는 영리하고 감각적인 아티스트다.
태권V가 가진 '유년의 추억'이라는 대중적 공감대를 만화의 극단적인 평면성과 글과 그림이 함께 구성된 이야기구조를 활용해 현 사회의 태권V세대 영웅에 대한 꿈이 사라지고 무너진 청년 백수의 무기력의 저항을 메시지로 던지고 있다.
팔만대장경을 제작해 낸 조상의 후예답게 판화를 전공한 작가 역시 매우 독특한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나무판에 그림과 글을 조각 칼로 파내고 그 위에 화려한 형광색과 원색들을 주저 없이 바로 채색해 작품을 제작한다. 판화처럼 나무에 조각은 하지만 그 위에 바로 채색하는 방법으로 단 한 점의 작품으로 마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그림에 배경으로 누워있는 글씨를 한 글자씩 읽어보면 상당한 재미에 빠져든다.
배경의 글들이 작품의 주제를 한층 선명하게 풀어주는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다.
최근 새로운 패턴의 작품인 ‘Beyond The Universe’는 많이 색다르다. 망원경으로 밤하늘의 별자리나 달을 바라본 것과 같은 천체를 담아내고 있는 시리즈들은 그동안 우리가 우주에 대해 물리적으로 측량할 수 없는 광활함과 인간에게 경외의 대상에서 성태진작가만의 ‘재미니즘‘으로 재해석되어지고 있다. 우주 공간을 유영하고 있는 태권펀치로 결국은 맥락은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작가의 순수한 열정이 그대로 녹아져 세상과 우주를 넘나드는 태권V와 직면하여 벚꽃이 아름다운 해운대 달맞이 언덕에서 재미니즘에 빠져 드는 시간들은
우리에겐 色 다른 기쁨과 즐거움이다.